
이해선 기자
2025년 4월 17일
두바이가 블록체인 산업의 음성화를 부추기는 자금세탁과 탈세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산가들은 세금과 규제를 피하기 위해, 블록체인 사업자들은 실체 없는 프로젝트를 내세워 두바이를 찾으며 블록체인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
두바이의 규제 허점과 금융 비밀주의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구로 삼아 ‘합법을 가장한 탈법’이 반복되는 고리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EBN 취재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두바이에서 ‘자금세탁용 코인’ 발행이 성행하며 이를 통한 자산가들과 코인발행 업자간 기생적인 탈세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는 이른바 ‘가상자산 자유구역’을 표방하며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을 유치해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실체 없는 프로젝트가 대규모 자금을 유입시키고, 이를 다시 외주비·마케팅비 명목으로 회수해 코인을 소각하는 일련의 세탁 구조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의 프로젝트를 내세워 법인을 세우고, 수 백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자’라는 명목으로 오가지만 실제 사업은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화인 초이스뮤스온 대표는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이나 텔레그램 방에서는 두바이에 갈 기업을 모집하는 글들을 종종 볼 수 있다"며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자금세탁 형 코인 발행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자금세탁용 코인' 발행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세탁 한 번 해주고 앉은 자리에서 수억원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혹한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 "컨퍼런스 참석 목적으로 두바이에 방문했지만 중개업자를 통해 이 쪽(자금세탁용 코인 발행)에 눈을 뜬 이들도 있다"고 했다.
결국 자생력 있는 사업 분야나 킬러앱을 개발하지 못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기생적인 형태로 자산가들의 탈세에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두바이의 금융 시스템은 감시가 느슨하고, 실명제가 적용되지 않아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